안녕하세요,
오늘은 불금을 맞이하여 집을 정리하다가 문득 방 안에서 존재가치를 잃어가고 있는 델 베뉴 8 프로 발견했습니다. 윈도우 태블릿 만의 장점이 많은 기기이지만, 터치가 은근히 씹혀서 짜증 불편한 점이 다소 있고, 기본 용량도 16기가 짜리를 샀더니 많이...부족하고, 특히나 3G/LTE가 안되기 때문에 밖에서 사용하기가 은근 귀찮아서 에뮬 머신으로 쓰다가 요새는 방치를 해 두었습니다. 문득 이를 음악 감상용 소스 기기로 사용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간단하게 음악 감상용 소스기기로 델 베뉴8 프로를 이용해 본 후기를 간략하게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오늘 리뷰용 세팅은 델 베뉴 8 프로 + HD 650 + foobar2000 조합입니다. 이퀼라이저나 음장효과 등은 따로 적용하지 않았습니다. flac 24bit 파일을 주로 재생해 보았고, 비교 대상 기기는 갤럭시 노트 4 직결이 되겠습니다.
일단 윈도우 태블릿인 만큼, 다른 기기에서는 이용할 수 없는 독보적인 장점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일단 가장 큰 장점은 foobar를 구동할 수 있는 유일한 모바일 기기 플랫폼이 윈도우 태블릿입니다. 포터블하게 윈도우를 사용할 수 있는 이점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지요. 이는 여러가지 이퀼라이저 적용이나, 다른 기기에서는 재생할 수 없는 여러가지 포맷의 파일 재생 측면에 있어서 아주 큰 메리트가 됩니다.
반면에, 윈도우 태블릿이기에 존재하는 단점들도 다수 있습니다. 윈도우이기 때문에 모바일 환경과는 다소 맞지 않는 점들이 야기하는 불편함입니다. 먼저 모바일 OS는 해당 사항 없겠지마는 데스크탑용 윈도우로 구동을 하면 야외에서 활동하며 조작하기가 굉-장-히 불편합니다. 코딱지만한 창을 클릭하기 위해 태블릿을 코앞에까지 당겨서 봐야하고 손톱 끝으로 조심스레 터치해야 하지요. 터치감도 좋지 못해서 노래 한 번 바꾸고자 하면 크나큰 결심과 세심한 손터치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데스크탑 윈도우는 화면이 꺼지면 음악이 끊깁니다......(따로 설정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물론 모바일 윈도우로 구동하면 안 끊기겠지만, 그러면 강력한 음악 재생프로그램인 푸바를 사용할 수 없지요.
결론적으로, 푸바를 모바일에서 돌릴 수 있는 것도 윈도우 태블릿이요, 모바일 본연의 취지에 맞게 야외에서 구동하기에는 여러 가지 제약사항이 따르는 것 또한 윈도우 태블릿이니 옛 조상들은 이를 계륵이라고 불렀습니다.
델 베뉴 8 프로라는 기기 자체의 관점에서 음악 소스 기기로서의 성능을 알아보자면, 일단 공인 스펙이나 DAC 칩셋이 무엇인지 등은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순수하게 오감을 활용한 느낌을 말씀드리자면, 일단 갤럭시 노트 4 보다 우월하게 좋은 출력을 예로 들 수 있겠습니다.
노트4에서는 저의 청력 기준으로 볼륨을 80퍼센트 이상 올려야지 음악이 재미있게 들려오지만, 델 베뉴 8 프로는 50퍼센트 이상 올리면 귀가 아픕니다. 이에 따른 음악이 밀어주는 힘 또한 체감 차이가 존재합니다. 경차로 100km 악셀 밟는 것과 대형차로 100km 악셀을 밟는 것이 같은 속도라도 느낌이 크게 차이가 난다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하지만, 출력이 좋은 만큼 노이즈도 함께 따라오는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이 점은 다소 아쉽습니다.
영국의 유명한 락 그룹 뮤즈의 곡입니다. 갤럭시 노트4와 비교해서 도입부에 들려오는 말발굽 소리부터가 다릅니다. 정성적으로 표현하자면 노트4의 말발굽 소리는 며칠 굶은 말이 뛰는 소리같다면, 베뉴8 프로의 말발굽 소리는 배부른 말의 힘찬 발길짓 소리 같다고 할까요.
출력이 좋다 보니 확실히 노래를 듣는 재미가 더해지는 것 같습니다. 다만, 화면이 꺼지기 전에 한 번씩 화면을 터치해 주어야 하는 점이 귀찮네요...
반면에 고음부는 약간 아쉽습니다. 하이햇이 노트4가 찰랑찰랑이라면 베뉴 8 프로는 처렁처렁이라는 느낌인데, 이게 좀 소리가 깨진다는 느낌이 들게 합니다. 확연히 눈에 띄는 노이즈랑 섞여서 그런 것 같습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명화 inception의 OST "time"입니다. 아마도 영화 마지막 즈음에 나오는 노래로 기억합니다. 도입부에서 곡이 전개가 되면서 긴장감이 상승하는 부분이 출력이 좋아지는 만큼 더욱 더 극적으로 들려오는 것은 장점, 초반부에 조용할 때 자글자글하고 노이즈가 들려오는 것은 단점이 되겠습니다. 노이즈에 신경을 많이 안쓰시는 분이시라면, 델 베뉴 8 프로로 음악을 듣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 되겠구나, 라고 느껴졌습니다.
이상으로 간략하게 음악 재생 기기로서의 델 베뉴 8 프로를 갤럭시 노트4와 비교하며 알아보았습니다. 장/단점을 정리해 보자면, 장점으로는 윈도우 음악 재생 프로그램 구동이 가능하여 확장성이 다양한 점과 기기 출력이 좋아서 음악에 강약이 조금 더 확실히 표현된다는 점이 되겠습니다. 반면, 단점으로는 노이즈도 강조가 되어 들려온다는 점과 화면이 꺼지면 노래도 끊긴다는....점이 되겠습니다.
결론적으로 음악 감상용 기기로서 델 베뉴 8 프로는 준수한 성능을 보여주지만, 포터블하게 사용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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