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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해본 것

범죄도시3. 아쉽지만 4를 기대해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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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 인증.

MCU, 마동석 씨네마 유니버스(=마동석이 출연한 영화)에는 상당히 여러 작품이 있다. 이 다양한 멀티버스에서 마동석은 대부분 흔히 말하는 '힘캐' 역할로 등장한다. 부산행, 이터널스, 나쁜녀석들, 챔피언, 시동, 성난황소, 악인전 등등등이 그러하다. 하지만 이를 매번 반복되는 '지루함'이 아니라 본인만의 '캐릭터'로 만들어낸 것은 마동석이 가진 매력일 것이다. 그리고 범죄도시도 그러한 영화이다. 

 

범죄도시 1,2,3은 MCU에서의 마동석 캐릭터가 그러하듯, 모두 플롯이 대동소이하다. 머리 좋고, 잔인하고, 압도적인 힘을 가진 빌런이 있고 그 빌런과 갈등이 있는 다른 빌런 세력이 있고, 이 둘에 비하면 잡범(?)수준이면서 마동석을 돕는 조연들이 있고, 경찰 식구들이 있고, 이 모두를 압도하는 마동석이 있는 구조의 영화이다.

범죄도시 1은 18세 영화임에도 680만이 관람했고, 2는 12백만을 넘겨버려 대박이 났다. 그리고 3은 현재 7백만을 돌파하며 관객이 말라버린 한국 영화계에 단비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매번 같은 플롯의 영화이지만 사람들은 이를 또 보고싶어한다는 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범죄도시3는 같은 연주곡이지만 나름의 변주를 여러가지로 주었다. 첫째로 기존의 감초와 같은 경찰 식구 멤버들과 잡범 조연들을 대거 물갈이했다. 우리가 익숙한 턱이 자꾸 늘어나는 반장님이나, 자꾸 나타나서 못살게 구는 불법체류자가 3에는 더이상 등장하지 않는다. 두번째로는 액션의 방향을 조금 바꾸었다. 1,2에서는 마동석은 슈퍼히어로같은 파워를 보여주었다. 대포같은 펀치 한방에 강해상이 차 안에서 차 밖으로 튕겨져 나가는 장면이나, 뺨 한방에 숨 못쉬고 기절하는 위성락 같은 씬이 그러했다. 하지만 3는 더이상 마동석이 원펀맨이 아니다. 대신 액션이 조금 더 정교해졌다. 복싱을 가미하여 현란한 무빙과 위빙 그리고 연타를 도입하여 한방의 통쾌함 뿐 아니라 콤보의 재미까지 새로 도입했다.

 

 

 

700만을 돌파했다.

[여기부터는 스포있음]

 

영화를 보고 나오며 첫 마디는 '아 생각보다 약하다' 였다. 왜냐하면 진일보한 액션 외에는 모든 것들이 퇴보해 버렸기 때문이다. 마동석의 철권 콤보같은 권투액선은 흥미로웠다. 통쾌한 타격감에 리듬감이 더해지니 더 할 나위 없었다. 마석도가 한번쯤은 납치도 당하기도 하는 것도 좋았다. 느슨한 범죄도시 씬에 긴장감을 주는 그리고 일본에서 넘어온 해결사의 복도에서의 일본도 액션은 꽤나 멋있었다. 웹툰 캐슬에서 사사키 신겐을 떠올리게 했다. 하지만 범죄도시3는 여기까지였다...

마동석을 제외하고 모두 물갈이된 경찰 식구들은 어디서 뭐하는지 모를 정도로 비중이 적다. 영화 내에서의 비중도 적고, 새로운 얼굴들이다보니 관객들과의 교감도 없어서 감정 이입이 되지 않는다. 예를 들면 전작에서 최귀화가 강해상 일당에게 칼을 맞아서 입원했을 때는 1편부터 얼굴을 봐왔던 의리가 있어서 나에게도 감정이 이입된 반면 이번 편에서 등장한지 십여분만에 교통사고를 당해 입원한 이범수에게는 별 감정이 들지 않았다. 마동석의 대사처럼 다 끝나고 나서야 등장하는 조연 정도의 역할로 끝. 이처럼 범죄도시3는 전작들에 비해서 마동석 주변의 조연들이 주는 캐미가 싹 죽어버렸다. 문신충을 맛깔나게 연기한 '초롱이'만 그나마 군계일학처럼 살아남지만 이 또한 장이수만은 못하다는 생각이다.

3편의 메인 빌런 주상철은 알고보니 경찰이라는 꽤나 흥미로운 설정을 가졌는데, 이 또한 스토리를 아쉽게 풀어내어 버렸다. 힘캐도 지능캐도 미친놈도 아닌 어중간한 빌런이 되어버렸다. 재밌게 만들면 맛깔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아쉽게도 이도저도 살리지 못했다. 중국쪽 식구들과 일본쪽 식구들도 그렇다. 영화에서 이것저것 멋있게 담을려고 너무 욕심을 낸 나머지 처음에는 오~~ 싶었던 빌런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용두사미로 마무리되어버려서 영화가 끝나갈수록 내 감정도 그에 따라 짜게 식어버렸다. 

배우들의 연기가 약했다기 보다는, 전반적인 연출이 약했다. 빌런들도, 조연들도 전작같은 짜임새 있는 쫀쫀한 재미가 덜하다(없다가 아님). 괜히 일본 중국 엮지 말고 주성철만 좀 더 짜임새 있게 담았더나, 아니면 아예 일본 야쿠자에만 집중해서 빌런을 빌드업했으면 더 집중도와 몰입도 그리고 완성도가 좋았을 것 같다. 거기에 마석도 주변 역할들을 대거 물갈이 해 버린 바람에 그들도 관객도 서로 뻘쭘하다. 못해도 기존 1,2편의 식구 중 한명정도는 잠깐이라도 나와서 이 둘을 섞어줬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고, 결국 마동석 혼자 열심히 싸우고 이들은 다끝나고 회식만 하는 역할이 되어버린 것이다.

 

마치 햄 맛을 빼버린 삼양라면처럼, 내가 기대했던 맛이 아닌 그런 느낌. 범죄도시3는 맛이 변해버린 맛집 느낌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다신 발걸음 하지 않을 식당은 아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편이 궁금한 그런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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