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어가며
팟 카 파우(Pad Ka Paw)는 서울시 용산구 후암동 신흥시장 내에 위치한 태국요리 전문점이다. 태국 요리에서 "팟(ผัด)"이라는 단어는 "볶다"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그래서 "팟"으로 시작하는 요리 이름은 대부분 볶음 요리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팟타이(Phat Thai)는 볶음 국수 요리이고, 팟카파우는 볶음 바질 닭고기 요리이다. 요리명을 가게명으로 삼은 이 곳을 지난 연휴에 다녀와보았다.

웨이팅 이야기
가게는 해방촌에 있는 가게들이 으레 그러하듯, 웨이팅 경쟁이 심하다. 안그래도 웨이팅이 있는데, 흑백요리사에 나왔다 하여 웨이팅이 더 많아진 것 같다.
매장 내에는 여섯 개의 테이블이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인원수에 따라 5~6팀 정도가 한바퀴 돌 수 있는 정원인 셈이다. 11시 30분부터 웨이팅을 받고, 12시부터 점심이 시작되었다. 주차 때문에 11시 32분에 겨우 도착한 웨이팅 번호 8번을 받았다. 즉, 첫 번째 입장 티어에 들지 못했고 첫번째로 들어간 이들이 식사를 마치고 나오기까지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결국 한시간 반 정도 시간을 보내고 나서야 식당에 입장할 수 있었다...... 이처럼 오픈런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시간 낭비가 꽤 크니, 방문 계획이 있다면 이 점을 참고하여 계획을 세우기 바란다.

찐 태국식당
우리나라에 태국요리점이 꽤나 많다. 그 중에는 태국 현지 식당을 컨셉으로 잡은 곳들도 많은데, 이 곳에 와보고는 놀란 점이 태국 왕가의 사진이 걸려있다는 점이었다. 정말 찐이다 싶었다. 태국에서는 이 분들 얼굴이 어디서나 자주 보이기는 하는데, 우리나라에서 이렇게까지 한 곳은 못 봤었기 때문이다.
여담으로 태국사람들의 왕가에 대한 마음은 꽤나 진심이라고 한다.

HIGH PRICE
음식 가격은 꽤나 비싼 편이다. 팟카파우가 돼지고기 기준으로 14,000원이다. 소고기로 고르면 가격은 더 올라간다. 팟타이는 15,000원이다. 여기에 각 5천원씩 지불하면 곱배기로 주문이 가능하다. 성인 두 명이서 먹으려면 3만원은 기본으로 생각해야 하고, 넉넉하게 먹으려면 곱빼기를 주문해야 한다. 만원 플러스 되는 순간이다. 곱배기가 싫다면, 메뉴를 세 가지는 주문해야 양이 좀 찰 것이다. 물론 나는 식성이 좋아 많이 먹는 편에 들기는 하지만...



팟카파우 ผัดกะเพราหมูสับ
돼지고기 팟카파우를 골랐다. 계란 노른자를 톡 터트린 뒤, 골고루 섞어서 한 입 먹었을 때, 가장 먼저 느껴지는 것은 향긋한 태국 바질의 독특한 향이었다. 바질의 신선한 향이 입안에 퍼지며, 뒷맛으로 이어지는 알싸한 매운맛이 강한 인상을 준다. 한국인이라면 간장 베이스 짭짤한 맛을 기대했을 텐데, 매콤한 맛이 올라오니 의외성이 느껴지는 것이다. 칠리 페퍼의 매운맛이 혀를 자극하지만, 소스의 짭짤하고 감칠맛 나는 풍미가 매운맛을 균형 있게 잡아준다.
돼지고기는 잘게 다진 형태로, 적절히 익혀져서 고소하고 씹히는 맛이 살아있다. 돼지고기의 고소함과 함께 어우러진 소스가 깊은 맛을 더해준다.
함께 나온 밥은 우리나라 밥이 아닌, 동남아 쌀로 지은 밥이다. 쌀알이 우리나라 밥에 비해서 길~죽 하다. 우리나라에서 평소 보는 쌀은 '자포니카' 품종인 반면 안남미라고 불리우는 동남아쪽 쌀은 '인디카' 품종이다. 기름으로 볶는 요리, 고기, 향신료등과 잘 어울린다.

팟타이 ผัดไทย
팟타이를 같이 나온 땅콩에 찍어서 한 입 먹었을 때, 가장 먼저 땅콩 향이 고소하고 짭짤하게 입안을 맴돈다. 그리고 뒤이어 새콤달콤한 태국 특유의 소스 풍미가 따라온다. 타마린드 소스의 새콤한 맛, 설탕과 피시 소스가 어우러져 짭짤하면서도 군침도는 맛을 낸다.
쌀국수 면은 아주 쫄깃하다. 한입 한입 즐거운 식감을 제공한다. 그리고 탱글탱글한 새우는 씹는 재미를 더해주며, 각종 야채들이 신선함과 아삭함을 더해준다. 특히 이 집은 새우를 엄청 맛있게 잘 조리했다고 느꼈다.
팟카파우와 팟타이를 함께 주문하길 잘 했다고 생각했다. 팟카파우를 먹다가 좀 매콤하다 싶으면 팟타이로 짭짤하게 눌러주면 밸런스가 맞았다. 또 팟타이가 너무 짜다 싶으면 팟카파우를 한 입 먹으면 슴슴하게 그러나 매콤하게 맛의 밸런스를 잡아주었다.

총평
찐 태국 음식점이다. 음식도 꽤 맛있고, 태국 맛이다.
정말 태국의 분위기와 맛을 보고 싶으신 분들은 방문하면 좋을 것 같다.
그러나 나는 개인적으로는 별을 다섯개 중에 네 개 정도 주고 싶다.
첫번째로 나는 개인적으로 찐 태국음식들보다는 태국음식이 국내에 들어와서 한국화된 그 맛을 더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찐 태국 음식 맛이었기에 태국여행에서 먹었던 그 맛과 정말 비슷했는데, 그러다보니 자꾸 태국에서 먹으면 이거보다 훨씬 싸고 더 많이 먹을 수 있을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팟타이를 먹으면서는 태국여행때 숙소 근처 노점상에서 파는 정말 저렴했던 팟타이 그 맛 그대로여서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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